서러운 해조(諧調)
-이상화-
하이얗던 해는
떨어지려 하야
헐떡이며
피 뭉텅이가 되다.
샛붉던 마음
늙어지려 하야
곯아지며
굼벵이 집이 되다.
하루 가운데
오는 저녁은
너그럽다는 하늘의
못 속일 멍통일러라.
일생(一生) 가운데
오는 젊음은
복스럽다는 사람의
못 감출 설움일러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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